노자 도덕경(21장~30장)

노자 도덕경 제26장

나무와 까치 2013. 9. 16. 07:54

 

제26장. 중정重靜

 

 

 

중위경근 정위조군 시이성인종일행 불리치중 수유영관 연처초연

重爲輕根 靜爲躁君 是以聖人終日行 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무거움은 가벼움의 근본이고, 고요함은 조급함의 임금이다. 이 때문에 성인은 종일을 행동함에 있어서 수레의 무거운 짐을 떠나지 않으며, 비록 (부귀권세의) 영화로운 경관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도 그것을 넘어 천연하게 평소처럼 거처한다.

 

- 重爲輕根 靜爲躁君: 무거움은 가벼움의 근본이고, 고요함은 조급함의 군주이다. ‘君’은 자의가 군주, 임금, 지도자 등이며, 여기서는 ‘(다스리는) 임금’ 또는 ‘다스림’으로 새길 수 있다.

 

- 聖人終日行 不離輜重: 성인은 종일을 행동하여도 수레의 무거운 짐 같은 진중함을 떠나지 않는다.『노자』에서 ‘聖人’은 대체로 ‘(옛날의) 참된 임금’의 뜻으로 쓰이며, 상당부분은 대화당사자인 왕王을 인주人主이며 하늘의 아들(天子)로 대접하여 과거 성인을 빗댄 3인칭어투로 예우하는 의미가 있다.

‘치중’은 ‘수레의 짐(무거움)’을 일컫는다. 과거에 군수물자를 나르는 수레를 치거輜車라 하였고, 오늘날의 군대편제에도 ‘치중대’라는 보급부대가 있다.

 

- 雖有榮觀 燕處超然: 비록 (부귀권세의) 영화로운 경관京觀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도 안정安靜된 평소처럼 초연히 거처한다. 임금으로서 국가의 부귀권세의 영화와 명예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으나 언제나 한 결 같이 소박하고 겸손한 상태로 그것을 넘어서 천연하게 있다.

‘燕處’는 『예기』 ‘중니연거仲尼燕居’편의 ‘燕居(평 거처하듯 그대로 평온하게 있다)’와 같은 의미이다. ‘仲尼’는 공자의 자字.

 

 

내하만승지주이이신경천하 경즉실본 조즉실군

奈何萬乘之主而以身輕天下 輕則失本 躁則失君

어찌 만승의 주인이 천하에 몸을 가볍게 두겠는가? 가벼우면 근본(백성)을 잃고 조급하면 임금(의 다스림)을 잃는다.

 

- 백성은 가볍고 조급하더라도 임금은 늘 무겁고 신중해야 한다. 만승의 주인이 가벼이 행동하면 백성을 잃으며, 조급히 바스대면 임금의 직능을 잃는다. ‘乘’은 병거兵車의 대수를 뜻하며, ‘萬乘之主’는 만대의 전차를 소유한 대국의 군주이다.

 

 

[章注] 제26장-제31장은 도의 천연함을 그대로 좇아서 (왕이) 참된 덕을 행하는 사례들을 열거한다. 본장에서는 늘 진중하며 초연하게 안정安靜을 잃지 않는 임금의 천연한 처신을 말한다.

 

한편, ‘하상공’은 원문 雖有榮觀 燕處超然에 대하여 ‘榮觀謂宮闕 燕處 后妃所居 超然 遠避而不處<‘영관’은 궁궐을 이른다. ‘연처’는 후비의 거소이며 ‘초연’은 멀리 피하여 거처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주석하여 ‘궁궐과 후비의 처소가 있어도 (스스로 절제하며) 초연하게 있다’고 풀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