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51장~60장)

노자 도덕경 제 53장

나무와 까치 2014. 4. 14. 07:52

 

제53장. 이경夷徑

 

 

 

사아개연유지 행어대도 유시시외 대도심이 이민호경

使我介然有知 行於大道 唯施是畏 大道甚夷 而民好徑

내가 잠시 (자신의) 앎을 드러내어 큰 도(의 밝음)를 이행한다면 오직 이를 두려움으로 펼친다. 큰 도는 대단히 평탄한데도 백성들은 (자기 나름의) 지름샛길을 좋아한다.

 

- 使我介然有知: 나로 하여금 잠시 (스스로의) 앎을 드러내게 하다. 이는 곧 내가 잠시 (나의) 앎을 말하겠다는 의미이며, ‘介然’은 ‘잠시간에’로 새길 수 있다.(我: 제17,20,42,57,67,70장)(畏: 제17,20,53,72,74장)

 

- 大道甚夷 而民好徑: 큰 도는 대단히 평탄平坦하나 백성들은 (자기 나름의) 지름샛길을 좋아한다. 여기서 ‘夷’는 자의가 ‘평탄하다’이며, 모두가 함께 즐겁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넓고도 밝은 ‘大道’의 특성을 말한다. ‘徑’은 ‘질러가는 샛길’이며, 이는 자기만의 생각과 집착에 이끌린 좁고 힘들며 어두운 길이다.

(임금이) 소박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절제함으로써 청정한 정신으로 도의 밝음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이며, 그로써 백성은 이웃과 더불어 풍속을 즐기면서 마음껏 자유롭고 화목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백성들은 그와 달리 저마다 부귀권세와 영화를 좇으며 (좁고 험난한) 지름샛길을 좋아하는 것이다.

여기의 ‘大道’는 ‘우주대자연의 섭리 같은, 상자연한 도’를 일컬으며, 이는 노자가 ‘세상의 (여러) 자잘한 도’라고 말한 ‘귀와 신의 도’, 즉 상제나 천제, 천신, 신선 등에 의한 도와 구분 짓는 개념이다.(大道: 제18,34,53장)

 

 

조심제 전심무 창심허 복문체 대리검 염음식 재화유여 시위도과 비도야재

朝甚除 田甚蕪 倉甚虛 服文綵 帶利劍 厭飮食 財貨有餘 是謂盜夸 非道也哉

조정은 심하게 (참됨을) 배제하며 밭은 심하게 거칠고 창고는 심하게 비었는데, (권력자는) 문채비단옷을 입고 날카로운 칼을 차며 마시고 먹음에 싫증나고 재물과 보화는 남아돈다. 이를 일컬어 도적질을 자랑한다고 하며, 도가 아니로다!

 

- 朝甚除: (모두가 부귀권세와 사치향락을 좇음으로써) 조정은 심하게 (참됨을) 배제하다. 즉, 참된 인사가 모두 배제되었다.

 

 

[章注] 원문 使我介然有知 行於大道에서 ‘하상공’은 ‘介 大也 老子疾時王不行大道 故設言..<‘개’는 ‘크다’이다. 노자는 왕이 대도를 행하지 않는 현실을 우려하여 말해놓았다...>‘이라 주석하며 ‘介然’을 ‘크다’로 풀이한다.

원문 朝甚除에서 ‘하상공’은 ‘高坮榭 宮室修<누각을 높이고 궁실을 수리한다.>’라고 주석하고, 왕필은 ‘朝 宮室也 除 潔好也<‘조’는 ‘궁궐’이다. ‘제’는 ‘깨끗하여 좋다는 것’이다.>’라고 서로 비슷한 의미로 주석하며 『노자』와 차이를 보인다.

원문 是謂盜夸는 「하상공장구」에 是謂盜誇로 되어있고, ‘百姓不足而君有餘者 是由劫盜以致服飾 持行誇人 不知身死家破 親戚並隨也<백성은 부족한데도 군주가 여유로운 이유는 빼앗고 도적질한 것을 입고 장식하여 지니고 다니며 남에게 과시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몸이 죽고 집안이 파멸하며 친척이 함께 뒤따른다는 것을 모른다.>’라고 주석하여 원문에 대해 ‘이는 도적질을 과시함을 일컫는다.’라고 풀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