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61장~70장)

노자 도덕경 제63장

나무와 까치 2014. 6. 23. 07:39

제63장. 이세易細

 

 

 

위무위 사무사 미무미 대소다소 보원이덕 도난어기이 위대어기세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小多少 報怨以德 圖難於其易 爲大於其細

무위로 위하고, 무사로 일을 받들며, 무미로 (참된) 맛을 삼는다. 크고 작고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원망을 덕으로 보답한다. 어려움은 쉬움에서 도모하고, 큼은 자잘함에서 짓는다.

 

-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위하되 (천연한 그대로) 드러남이 없이 위하고, 일을 벌임이 없이 정사를 받들며, 아무런 맛이 없는 담담한 맛을 (참된) 맛으로 한다. 이는 결국 도와 덕의 상자연한 속성을 말하고 있다.

 

- 無爲: 자의는 ‘위함이 없음’이다. ‘無爲’는 한마디로 ‘천연한 그대로 자연스러운 위함’이며, 백성을 위하되 사사로움이 없이 은미하게 위함을 일컫는다.(無爲: 제2,3,43,57,63장)

 

- 無事: ‘일이 없음’ 혹은 ‘일을 벌임이 없음’이다. 사사로이 공역功役을 벌이거나 법령, 제도 등으로 백성을 획일적으로 통제함이 없음을 말한다.(無事: 제48,57,63장)(有事: 제48장)(事天: 제59장)(從事: 제23,64장)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 시이성인종불위대 고능성기대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是以聖人終不爲大 故能成其大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움에서 일어나고,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자잘함에서 일어난다. 그처럼 성인은 끝내 (스스로) 큼을 이루지 않으므로 능히 큼을 이룬다.

 

- 聖人終不爲大 故能成其大: 도는 대단히 심오한 곳에서 은미하게 있으면서 언제 어디에서나 끊임없이 작용하는바 그 작용이 미약한듯하나 (도가) 하지 않는 것이 없다. 도는 그렇게 끝까지 스스로 큰 것이 되지 않고 아주 작은 것부터 느긋하게 순리로 이루어가므로 결국은 지극히 거대한 것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도의 밝음을 그대로 본받는 성인은 끝까지 스스로 큰 사람이 되며 큰 정책이나 의식, 공역 등의 큰일을 벌이지 않음으로써 결국은 그 큼(즉, 천하의 참된 질서)을 이룰 수 있다.(제34장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참고)

 

 

부경낙필과신 다이필다난 시이성인유난지 고종무난의

夫輕諾必寡信 多易必多難 是以聖人猶難之 故終無難矣

무릇 가벼운 대답은 반드시 믿음이 아주 적고, 쉬움이 많으면 반드시 어려움이 많다. 그 때문에 성인은 (그러한 것들을) 그저 어려워한다. 그러므로 끝내 어려움이 없다.

 

- 是以聖人猶難之 故終無難矣: 이 때문에 성인은 (가벼운 승낙이나 쉽게 여김을) 다만 그저 어려워한다. 그러므로 끝내 어려움이 없는 것이다.(제73장: 猶難之 참고)

 

 

[章注] 원문 大小多少에서 ‘하상공’은 ‘陳其戒令也 欲大反小 欲多反少 自然之道也<그 경계령을 편다. 크고자 하면 도리어 작게 되고, 많고자 하면 도리어 적어지는 것은 자연의 도이다.>’라고 주석한다.

한편, 왕필은 이 부분 원문 大小多少 報怨以德에서 ‘小怨則不足以報 大怨則天下之所欲誅 順天下之所同者 德也<작은 원망이라면 보복하기에 부족하고 큰 원망은 천하가 죽이고자하는 것이니 천하가 동감하는 바에 따르는 것이 곧 ‘덕’이다.>‘라고 주석하며 德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