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71장~81장)

노자 도덕경 제75장

나무와 까치 2014. 9. 15. 09:04

제75장. 구생求生

 

 

 

민지기 이기상식세지다 시이기 민지난치 이기상지유위 시이난치 민지경사

民之饑 以其上食稅之多 是以饑 民之難治 以其上之有爲 是以難治 民之輕死

이기구생지후 시이경사

以其求生之厚 是以輕死

백성이 굶주리고 있다. 이는 위에서 조세를 (탕진하여) 먹는 것이 많기 때문이며, 이로써 (온 천하가) 굶주린다. 백성을 다스리기 어렵다. 이는 위에서 인위적으로 위함이 있기 때문이며, 이로써 (천하를) 다스리기가 어렵다. 백성이 죽음을 가벼이 여긴다. 이는 백성이 넉넉한 삶을 구하고자 나서기 때문이며, 이로써 (천하가 모두) 죽음을 가벼이 여긴다.

 

- 民之難治 以其上之有爲: 백성을 다스리기가 어려운 것은 위에서 인위적으로 위함이 있기 때문이다. 즉, 제도나 법령을 규정하여 상벌을 두고 그에 따라 세세히 간섭하고 부추기며 백성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여기서 ‘有爲’는 남을 위해 줌으로써 그것이 재물이나 명예, 충성심 등으로 나에게 되돌아올 것을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위함’이며, 곧 ‘人爲’가 된다.

 

- 民之輕死 以其求生之厚: 백성이 죽음을 가벼이 여긴다. 이는 백성이 삶의 두텁고 넉넉함을 좇아 서로 앞을 다투며 필사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제50장 以其生 生之厚 참조 및 제74장 民不畏死 참고)

 

 

부유무이생위자 시현어귀생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

오로지 (지나침이) 없이 살아가는 것, 이것이 귀한 삶에 있어서 현명함이다.

 

-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 여기서 ‘貴生’은 부귀영화나 사치향락의 삶이 아니라 소박하고 겸허하게 현실에 최선을 다하며 나와 이웃이 함께 건강하고 화목하게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왕과 백성이 모두 부귀권세를 모른 채 그저 각자의 본업에 충실하며 소박하나마 맛나게 먹고 맵시 있게 입으며 화목하게 이웃과 더불어 마음껏 자유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것, 자유롭게 천수를 누리다가 다시 道로 돌아가는 그것이 귀한 삶의 현명함이다.

 

 

[章注] 상자연한 도와 덕의 속성을 극단적으로 거스르는 부덕함을 지적하고 있다.

 

원문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에서 ‘하상공’은 ‘夫唯獨無以生爲務者 爵祿無干於意 財利不干於身 天子不得臣 諸侯不得使 則賢於貴生也<무릇 오직 사사로운 욕심이 없이 삶을 위해 힘쓰면 작위와 봉록이 뜻에 간여함이 없고 재물과 이득이 몸에 간여하지 못한다. (이렇게 도를 좇아 순박하게 살아간다면) 천자도 신하로 삼지 못하고 제후도 부리지 못하므로 귀한 삶을 살아가는 현명함이다.>’라고 주석하여 ‘貴生’의 주체를 군주가 아닌 개인으로 언급하며 선도仙道수련의 입장으로 풀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