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존귀尊貴
도생지 덕축지 물형지 세성지 시이만물막부존도이귀덕
道生之 德畜之 物形之 勢成之 是以萬物莫不尊道而貴德
도가 (덕을) 낳아서, (그) 덕은 (만물을 낳고) 먹여 기르는바, 만물은 형상을 짓고 기세를 이룬다. 이로써 만물은 도를 존경하고 덕을 귀중히 여기지 않음이 없다.
- 道生之 德畜之: 도가 (덕을) 낳아서 덕은 (만물을 낳아) 먹여 기른다. 즉, ‘무無(도의 근본바탕)’에서 ‘유有(天ㆍ地)’가 생겨나오고, ‘有(天ㆍ地)’에서 만물은 생겨난다. 無에서 생겨나온 有는 천ㆍ지를 일컬으며, 이것이 곧 덕인 것이다. ‘德’은 도의 운행을 그대로 좇아 행하며 만물을 낳아 먹여 기른다.
- 物形之 勢成之: 만물은 덕의 운영으로 형상形狀을 짓고 기세를 이루어 저마다의 모습을 가진다. 여기서 ‘기세’는 精(생명의 기운)의 조화로운 기운이다.(제21,41,42장 참고)
여기서 ‘物’은 ‘萬物’이며, ‘만물초목’ 혹은 ‘세상사람’으로 새길 수 있다.
도지존 덕지귀 부막지명이상자연 고도생지 덕축지 장지육지 정지독지 양
道之尊 德之貴 夫莫之命而常自然 故道生之 德畜之 長之育之 亭之毒之 養
지부지 생이불유 위이불시 장이부재 시위현덕
之覆之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德
도가 존엄하고 덕이 귀중한데 무릇 (도와 덕이) 명령함이 없이 늘 스스로 그러하게 있는 것은, 도가 (덕을) 낳고 덕이 (만물을 낳아서) 먹여 기르며, (덕은 스스로 만물을) 이끌고 교육하고, 방비해주고 혹독하게 하고, 배양하고 뒤엎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덕은 만물이) 살아감에 있어서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위해주되 (사사로이 그에) 의지하지 않으며, (삶을) 이끌되 주재하지 않는다. 이를 일컬어 현덕(가마득하게 큰 덕)이라 한다.
- 夫莫之命而常自然: (도와 덕은) 천하 만물을 주재하며 획일적으로 命을 내림이 없이 常自然하게 있다. 하다. 여기서 ‘命’은 ‘소명召命’과 같으며, ‘常自然’은 ‘늘 스스로 그러하게 있음’으로 새길 수 있다.(제32장 民莫之令而自均 참고)
- 長之育之: (덕은 만물을 살아가도록) 이끌고 육성한다. ‘長’은 ‘(우두머리로서) 이끌다’이며, ‘育’은 ‘가르쳐서 기르다’로 새길 수 있다.
- 亭之毒之: 방비를 해주고 혹독하게 한다. 갑골문에 ‘亭’은 ‘곽郭(성곽)’의 본래글자로 높은 성곽위에 지은 망루를 뜻하며, 이는 화살을 보관한 무기고로서 ‘방비하다’의 뜻이 있다.
‘毒’은 현대의 사전적 의미로는 주로 ‘해독害毒’인데, 본래의 자의는 ‘여인의 과도한 장식’이다. 갑골문ㆍ금문 등에서 보이는 ‘毒’은 ‘매每’와 아주 닮은 모양이다. ‘每’는 사社(신사神社)에서 정성을 들여 경건하게 제사에 종사하는 재녀齋女(무녀巫女)가 머리에 풍성한 장식을 하고 있는 모양으로 ‘정성을 다하여 힘쓰다.’는 뜻이 있다. 거기에 한층 장식을 더한 것이 ‘毒’인데, 여자의 장식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대장부에게) 해롭다는 것이다.(『한자의 세계(시라카와 시즈카)』 민敏ㆍ매每ㆍ독毒 참고)
- 養之覆之: 배양하고 뒤집어엎고 한다. ‘養’은 배양培養의 뜻이며, ‘覆(복)’은 뒤엎는다는 의미이다.(중용17장 재자배지栽者培之 경자복지傾者覆之 용례참고)
- 爲而不恃: 위하되 의지하지 않는다. 즉, 위해주되 (사사로이 대가를 바라며) 은혜를 입히고 충성을 부추기지 않는다.(爲而不恃: 제2,10,51,77장)
- 是爲玄德: 여기서 ‘현玄’은 ‘가마득하게 멀고 큰’ 혹은 ‘지극한’의 뜻으로서, ‘현덕’은 ‘지극한 덕’ 혹은 ‘아득하게 큰 덕’ 으로 새길 수 있다.(玄德: 제10,51,65장)(玄: 제1,6,10,15,51,56,65장)
[章注] 이 부분은 도가 덕을 낳아서 그 덕이 만물을 낳고 먹여 기르는 ‘큰 덕’에 관한 내용이다.
원문 德畜之에 대하여 ‘하상공’은 ‘德 一也 一生布氣而畜養<덕은 일이다. 일은 (만물의) 정기를 생성하고 펴서 (만물을) 먹여 길러준다.>’라고 주석하여 선도의 개념으로 풀이한다. 여기서 ‘一’은 ‘元氣(태화의 정기)’이다.
원문 故道生之 德畜之 長之育之 亭之毒之 養之覆之의 亭之毒之 부분은 「하상공장구」에 成之熟之로 되어 있고, ‘道之於萬物 非但生而已 乃復長養 成熟 覆育 全其性命 人君治國治身 亦當如是也<도는 만물을 단지 낳아주는 것만이 아니다. 곧 다시 (외형을) 길러주고 (내면을) 보양하며, (형체를) 이루고 (체질을) 숙성케 하며, 덮어 보육하여 그 성정과 생명을 온전케 한다.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고 몸을 다스릴 때도 마땅히 이와 같다.>’라고 주석하며 황로학의 입장으로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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