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51장~60장)

노자 도덕경 제54장

나무와 까치 2014. 4. 21. 08:04

 

제54장. 이관以觀

 

 

 

선건자불발 선포자불탈 자손이제사불철

善建者不拔 善抱者不脫 子孫以祭祀不輟

참되게 (나라를) 세우면 뽑히지 않고, 참되게 (백성을) 안으면 이탈하지 않으니 자손이 제사를 그치지 않는다.

 

- 子孫以祭祀不輟: 자손이 제사를 폐철하지 않는다는 것은 온전한 덕의 치세가 장구히 이어짐을 뜻한다.

 

 

수지어신 기덕내진 수지어가 기덕내여 수지어향 기덕내장 수지어국 기덕내

修之於身 其德乃眞 修之於家 其德乃餘 修之於鄕 其德乃長 修之於國 其德乃

풍 수지어천하 기덕내보

豐 修之於天下 其德乃普

(스스로) 몸을 (바르게) 닦으면 그 덕이 곧 참되고, 집안에서 (온 가족이) 닦으면 그 덕은 곧 여유롭고, 마을에서 (온 주민이) 닦으면 그 덕은 곧 길게 가며, 나라에서 (온 백성이) 닦으면 그 덕은 곧 (모두의 삶에) 풍성하고, 천하에서 (온 인민이) 닦으면 그 덕은 널리 펼쳐진다.

 

- 修之於身 其德乃眞: (스스로) 몸을 닦으면 그 덕이 곧 참되다. 스스로 몸을 올바르게 닦는다는 것은 참된 섭생을 일컫는다. 섭생이란 한마디로 심신을 천연한 본래의 상태 그대로 관리하는 것이다. 천연한 정신을 바탕으로 소박하고 겸허하게 생활하며 스스로를 경계함으로써 물아일체의 입장에서 만물의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고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결국, 참된 섭생이란 갓난아이 같은 천연한 심신의 상태를 말하는데 이는 곧 참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자기스스로에 대한 수양이다.

 

 

고이신관신 이가관가 이향관향 이국관국 이천하관천하 오하이지천하연재

故以身觀身 以家觀家 以鄕觀鄕 以國觀國 以天下觀天下 吾何以知天下然哉

이차

以此

그러므로 (참되게 섭생이 된) 몸으로써 (그렇지 못한) 몸을 (비추어) 보고, (덕이 넉넉한) 가정으로써 (현실의 여느) 가정을 보며, (덕이 길에 이어진) 마을로써 (그렇지 못한) 마을을 보고, (덕이 풍성한) 나라로써 (그렇지 못한) 나라를 보며, (덕이 널리 펼쳐진) 천하로써 (현실의 그렇지 못한) 천하를 (비추어) 본다. 내가 어찌 천하가 그러함을 알겠는가? 이로써 안다.

 

- 以身觀身: (참되게 섭생이 된) 몸으로써 (그렇지 못한) 몸을 본다. 맑고 고요한 정신과 건강한 심신을 지님으로써 뭇사람의 성정과 심신의 상태를 현실 그대로 확연히 (비추어) 직시할 수가 있는 것이다.

 

- 以家觀家: (그처럼 덕이 여유로운) 집안으로써 (현실의 여느) 집안을 (비추어) 본다.

 

- 以天下觀天下: (덕이 널리 보편화된) 천하로써 (그렇지 못한 현실의) 천하를 (비추어) 본다. 그로써 천하는 그 참되거나 참되지 못함 그리고 시비와 허실이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 吾何以知天下然哉 以此: 내 어찌 천하가 그러함을 알겠는가? 이로써 안다. 여기서 ‘此’는 바로 뒤에 이어지는 제55장의 갓난아이 같은 천연한 조화를 아는 것(常)과 그러한 常을 아는 것(明), 즉 ‘知和曰常 知常曰明’을 말한다. 결국 여기의 ‘此’는 ‘도의 천연한 밝음’을 일컫고 있는 것이다. 이 구절의 구조는 제57장의 ‘吾何以知其然哉 以此’와 같다.

 

 

[章注] 원문 善建者不拔에서 ‘하상공’은 ‘建 立也 善以道立身立國者 不可得引而拔之<‘건’은 ‘서다’는 뜻이다. 도에 의하여 자신이 참되게 서고, 나라를 참되게 세우면 뽑아낼 수 없다.>’라고 주석하고,

또, 원문 善抱者不脫은 ‘善以道抱精神者 終不可拔引解脫<도에 의해 참되게 정신을 끌어안으면 죽을 때까지 이들을 뽑아내거나 떼어낼 수 없다.>’이라고 주석한다.

원문 子孫以祭祀不輟은 「하상공장구」에서는 ‘以’가 빠져있으며, ‘輟 絶也 爲人子孫能修道如是 則長生不死 世世以久 祭祀先祖宗廟 無絶時<‘철’은 ‘끊어지다’라는 뜻이다. 사람의 자손이 이와 같이 도를 닦을 수 있다면 장생불사하고 세세로 오래 선조종묘에 대한 제사가 끊일 때가 없다.>’라고 주석한다.

원문 修之於身 其德乃眞에서 ‘하상공’은 ‘修道於身 愛氣養神 益壽延年 其德如是 乃爲眞人也<일신에 도를 닦아 기를 아껴 오신을 기르면 수명이 늘어난다. 그 덕이 이와 같으면 곧 진인이 된다.>’라 주석한다. 여기서 ‘진인’은 ‘도를 통달한 사람’으로 풀이할 수 있으며, 이는 『장자』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또, 원문 修之於天下 其德乃普에서는 ‘人主修道於天下 不言而化 不敎而治 下之應上 如影響 其德如是 乃可以爲普博也<임금이 천하에서 도를 닦으면 (백성은) 말하지 않아도 변화하고 가르치지 않아도 다스려지며 아래 사람이 윗사람에게 화응함이 그림자 같고 메아리 같다. 그 덕이 이와 같으면 널리 미칠 수 있다.>’라고 주석한다.

하상공은 원문 故以身觀身에서 ‘以修道之身 觀不修道之身 孰亡孰存也<도를 닦은 몸으로 도를 닦지 않은 몸을 보아 누가 죽고 누가 살 것인지 살펴본다.>’라고 주석한다.

원문 以天下觀天下에서는 ‘以修道之主 觀不修道之主也<도를 닦은 군주로 도를 닦지 않은 군주를 살펴본다.>’라고 天下를 군주로 풀이하며 황로학의 입장을 보인다.

하상공은 이 장 전체를 선도의 개념과 황로학의 입장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편, 왕필은 원문 以天下觀天下에서 ‘以天下百姓心 觀天下之道也 天下之道 逆順吉凶 亦皆如人之道也<천하 백성의 마음으로 천하의 도를 본다. 천하의 도는 역순길흉이 모두 사람의 도와 역시 같다.>’라고 주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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