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21장~30장)

노자 도덕경 제24장

나무와 까치 2013. 9. 2. 14:33

제24장. 췌행贅行

 

 

 

 

기자불립 과자불행 자견자불명 자시자불창 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企者不立 跨者不行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발돋움해서는 (스스로 안정되게) 설 수 없고, 말을 타고는 (함께 걸어)갈 수 없다. 스스로 보아서는 밝지 않고, 스스로 옳다고 하면 드러나 밝혀지지 않고, 스스로 응징하면 공이 없으며, 스스로 자랑한다면 수장이 아니다.

 

- 企者不立 跨者不行: 부귀권세나 명예를 좇아 발돋움하여서는 스스로 천연한 근본바탕에 정립正立할 수가 없으며, 높은 곳에서 스스로 성스럽게 행동한다면 백성과 더불어 풍진을 함께할 수가 없다.

 

- 自見者不明: 스스로 보아서는 밝지 않다. 여기서 ‘스스로 (무엇을) 본다는 것(自見)’은 도의 밝음이 아닌 학문적 지식이나 문리文理적 사변, 형이상학적 추론 등에 의한 상대적 분별과 주관적 의도로 사물을 인식함이다. 이는 부귀권세나 공명에 대한 욕심과 집착으로 이어져 그 천연한 본성이 가리어지는바 그로써 그 행동이 방해받는 경우이며, 곧 천지자연의 천연한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에 반하는 여식췌행餘食贅行인 것이다.

한편, 제22장에서는 비슷한 방식으로 ‘不自見故明’이라 하며 천지자연 같은 청정淸靜한 성정으로 道의 밝음을 통찰할 수가 있다고 하였다.

 

- 自伐者無功: ‘伐’은 자의가 ‘쳐서 무찌르다’이며, ‘정벌征伐’로 새길 수 있다. 대국으로서 소국을 무찌름으로써 대국의 위엄과 권세를 과시함이다. ‘功’은 자연의 섭리처럼 평화로운 치세에 대한 업적이며, ‘덕의 치세’로 새길 수 있다.

 

- 自矜者不長: 스스로를 자랑하여 내세운다면 이미 수장首長으로서 자질이 아니다. 여기서 ‘長’은 ‘수장’ 혹은 ‘지도자’이다.

 

 

기재도야왈여식췌행 물혹오지 고유도자불처

其在道也曰餘食贅行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그것은 도에 있어서는 먹다 남은 음식이요 군더더기 행동이라 한다. 만물이 아마도 싫어할 것이므로 도가 있다면 (그렇게) 대처하지 않는다.

 

- 其在道也曰餘食贅行: 그것은 도에 있어서, 즉 말없는 천지자연의 천연함에서 본다면 自見, 自是, 自伐, 自矜 같은 것들은 모두 먹다 남은 음식이요 사족蛇足 같은 군더더기 행동이다.

 

- 物或惡之: 여기서 ‘物’은 ‘萬物’ 혹은 ‘物情’으로 사물의 정상이나 세상물정을 일컬으며, ‘만물’로 새긴다.(物或惡之: 제31장)(物或損之而益: 제42장)(物: 제14,16,21,24,25,27,29,31,42,51,55,57,65장)

 

- 有道者不處: 도의 천연한 밝음을 안다면 (그렇게) 대처하지 않는다.

 

 

[章注] 제22장, 제23장에 이어 역시 ‘(말없는 천지자연 같은) 천연한 그대로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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