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21장~30장)

노자 도덕경 제22장

나무와 까치 2013. 8. 19. 07:01

 

제22장. 천하식天下式

 

 

 

곡즉전 왕즉직 와즉영 폐즉신 소즉득 다즉혹 시이성인포일위천하식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弊則新 少則得 多則惑 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

굽히면 온전하고, 구부리면 펴지며, 오목하면 채워지고, 해지면 새로워지며, (가진 것이) 적으면 (밝음을) 얻게 되고, (가진 것이) 많으면 미혹된다. (그것은 세상의 이치로서) 이는 성인이 하나(의 근본으)로 품어 천하의 법식으로 삼는 것이다.

 

- 弊則新: 해지면 새로워진다. 봄에 새싹이 나고 여름에 나무가 무성하며 가을에는 잎이 시들고 열매가 익으며 만물이 순환하듯이 세상의 이치란 낡아서 해지면 새로이 만들어진다.(弊: 제22,45장)

 

- 少則得 多則惑 : 가진 것이 적으면 (도의 밝음을) 얻게 되고, 가진 것이 많으면 미혹된다. 여기서 ‘가진 것’은 재산이나 지위, 명예, 학문적 지식 그리고 문리文理적 사변이나 형이상학적 추론에 의한 상대적 분별의 지혜 등을 일컫는다.

 

- 是以聖人抱一 爲天下式: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弊則新 少則得 多則惑’은 상자연한 우주대자연의 섭리로서 천지자연의 순리며, 세상이 돌아가는 근본이치이다.

여기서 ‘一’은 하나의 ‘근본바탕’이며, ‘天下式’은 ‘천하의 근본법식’으로 새길 수 있다.(一: 제10,14,22,39,42장)(제28장 大制 참조)

 

 

부자견고명 부자시고창 부자벌고유공 부자긍고장 부유부쟁 고천하막능여지

不自見故明 不自是故彰 不自伐故有功 不自矜故長 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

스스로 보지 않으므로 밝고, 스스로 옳다하지 않으므로 밝혀지고, 스스로 무찔러 치지 않으므로 공이 있고, 스스로 자랑하지 않으므로 (수장으로서) 이끈다. 오로지 (천하를 얻고자) 다투지 않으므로 천하는 (임금과) 맞서 다툴 수 없다.

 

- 不自見故明: 여기서 ‘自見’, 즉 스스로 무엇을 본다는 것은 도의 밝음이 아닌 학문적 지식이나 문리文理적 사변, 형이상학적 추론 등에 의한 상대적 분별 그리고 주관적 의지로 사물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름(명분)’을 사물의 실체로 인식하는 상대적 관점에서 벗어나 세속의 통념 및 그에 의한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음으로써 청정한 정신으로 도의 밝은 이치를 통찰하게 된다. 여기서 ‘明’은 곧 ‘道의 밝음’을 일컫는다.(제24장 自見者不明 참조)

 

- 不自伐故有功: 대국으로서 힘으로 소국을 쳐서 무찌르지 않으므로 치세의 공이 떠나지 않는다. ‘功’은 본래 자연의 섭리처럼 안정된 치세에 대한 업적을 뜻하며, ‘伐’은 ‘(제사에서 희생물을) 베다ㆍ죽이다’는 의미의 글자로 ‘쳐서 무찌르다(정벌征伐)’로 새길 수 있다.(伐: 제22,24,30장)

송대의 유학자 주희는 ‘伐誇也 善爲有能’이라 하여 ‘伐’을 ‘과誇(과시하다)’로 풀이하고 있는데, 이는 ‘伐’의 자의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대국이 소국을 쳐서 무찌름으로써 위엄과 권세를 과시한다는 의미로 풀이한 것이다.(『사서집주 논어(주희)』 ‘공야장’편 제5-26장 원문 ‘無伐善’에 대한 주석)

 

- 不自矜故長: 여기서 ‘자긍’은 자기의 능력을 믿고 스스로를 과신하여 성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 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오로지 (천하를 얻고자) 다투지 않는다. 그러므로 천하는 (임금과) 맞서 다툴 수가 없다.(제66장 以其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참조)

‘夫’는 지아비, 사내, 장부 및 대저 등의 뜻이 있으며, 여기서는 발어사로 쓰인다.

 

 

고지소위곡즉전자 기허언재 성전이귀지

古之所謂曲則全者 豈虛言哉 誠全而歸之

옛날의 이른바 굽히면 온전하다는 것이 어찌 헛말이겠는가? (그렇게) 정성을 다하여 온전히 살다가 (道로) 돌아간다.

 

- 誠全而歸之: 개인의 사사로움을 온전히 내려놓음으로써 천연한 본성으로 스스로를 경계할 수가 있으며, 그러한 물아일체의 입장에서 ‘도의 밝음’에 다가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로써 왕은 세상의 모든 것을 긍정하며 포용하게 되고 천하를 자연의 섭리 같은 조화로 안정시킬 수가 있는 것이며, 결국 백성과 더불어 마음껏 자유롭게 참된 일상을 즐기면서 천수를 누리다가 다시 道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歸’는 죽어서 道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며, ‘도로 돌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뜻한다.

 

[章注] 제22장-제25장은 ‘우주대자연의 섭리로서 도’가 사람(왕)으로 이어지는 이치에 대한 설명이다. 그것은 하늘의 도가 사람의 도로 연결되는 이치이며, ‘사람의 도’란 결국 ‘참된 덕(上德)’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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