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불행不行
불출호지천하 불규유견천도 기출미원 기지미소 시이성인불행이지 불견
不出戶知天下 不闚牖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是以聖人不行而知 不見
이명 불위이성
而名 不爲而成
방문을 나서지 않고 천하를 알며, 들창을 열어 내다보지 않고 하늘의 도를 본다. 그 (앎을 얻고자) 나감이 더욱 멀수록 (참된) 앎은 더욱 적게 된다. 이로써 성인은 (앎을 구하고자) 행동하지 않으나 (도의 밝음을) 알며, 보지 않으나 (그 본질을) 이르고, (굳이 백성을) 위하지 않으나 (천하에 조화로운 질서를) 이룬다.
- 不闚牖見天道: 들창을 열어 내다보지 않고도 하늘의 도를 본다. 여기서 ‘天’은 우주대자연으로서 하늘이다. ‘天道’는 ‘大道’와 마찬가지로 ‘우주대자연의 섭리 같은, 상자연한 도’를 일컬으며, 이는 노자가 ‘세상의 여러 자잘한 도’라고 말한 ‘귀와 신의 도’, 즉 상제나 천제, 천신, 신선 등에 의한 도와 구분 짓는 개념이다.(天之道: 제9,47,73,77,79,81장)(大道: 제18,34,53장)
- 其出彌遠 其知彌少: 앎을 찾아 더욱 멀리 나설수록 오히려 (참된 밝음에 대한) 앎은 더욱 적어진다. 도의 밝음은 늘 자기와 가까이 있거나 혹은 이미 자기와 함께 있는바 그것을 찾고자 멀리까지 나서지 말 것이로다.
- 不見而名: 보지 않으나 이른다. 여기의 ‘名’은 동사로서 ‘이르다’이며, 사물의 근본바탕으로서 그 본질에 대하여 이름을 뜻한다.
[章注] 본장은 흔히들 ‘유체이탈’이나 ‘천안통’ 등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학식이나 문리文理적 사변 같은 상대적 분별에 의한 지혜를 경계하며, 청정한 정신을 바탕으로 한 물아일체의 입장으로 우리의 주변에 항상 가까이 있는 도의 상자연한 밝음을 직시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원문 不闚牖見天道에서 ‘하상공’은 ‘天道與人道同 天人相通 精氣相貫 人君淸淨 天氣自正 人君多欲 天氣煩濁 言吉兇利害 皆由於己者也<천도와 인도는 같다. 하늘과 사람은 상통하고 정기는 서로 꿰어져 있다. 군주가 (정기가) 맑고 깨끗하면 하늘의 기운은 스스로 바르고, 군주가 (사사로운) 욕구가 많으면 하늘의 기운은 번잡하고 탁하다. 길흉 이해는 모두 자기로부터 비롯한다는 것을 말한다.>’라고 황로학의 입장에서 천인상통의 개념으로 풀이한다.
또, 원문 其出彌遠 其知彌少에서는 ‘謂去己家觀其人家 去己身觀其人身 所觀益遠 所見益少<자기 집은 버려두고 남의 집에 관심을 가지고(보고), 자기 몸은 버려두고 남의 몸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보는 바가 아주 멀면 보는 바가 아주 적다.>’라고 주석하여 황로학의 입장으로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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